나는 사회적으로 ‘유해’하거나, ‘괴물적’으로 규정된 비인간 존재들에 주목하며, 인간 중심적 질서가 설정한 경계와 위계에 대해 질문해 왔다. 인간/비인간, 정상/비정상, 아름다움/혐오와 같은 이분법적 구도가 충돌하고 균열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감각과 정동을 회화적으로 탐구한다.

특히 도시의 집비둘기, 황소개구리, 뉴트리아처럼 혐오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존재들이 미디어와 사회 속에서 단일한 이미지로 고정되고 타자화되는 방식에 문제의식을 느끼며, 이를 재맥락화하고 기존의 이미지를 전복하는 회화적 방법을 시도했다.

본인은 대상을 재현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회화가 보다 능동적으로 감각과 관계를 생성할 수 있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있다. 초기에는 미디어 이미지의 재조합과 병치를 통해 기존 인식을 흔드는 작업을 중심으로 했다면, 여기서 나아가 캔버스를 여러 방향으로 조립하거나 대형 걸개 회화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회화를 공간적·신체적 경험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시 개발과 야생 생태가 중첩되는 경계 공간을 리서치하며, 인간과 비인간, 도시와 생태, 개발과 야생이 공존하고 충돌하는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감각과 관계를 탐구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자연을 수동적 배경이 아닌 정치적·물질적 행위자로 바라보는 정치생태학적 관점과 연결되며, 비인간 존재들의 감각과 움직임 등 행위성을 회화적으로 드러내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6. 03)